'소리의 즐거움'의 종류

박운영 21 1,433 07.10 22:42

'Muse'란 어원에서 나온 단어가 Music(음악), Amusement(재미), Museum(박물관) 등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음악(소리의 즐거움)과

거의 비슷하죠. Museum은 '예술/즐거운 것들을 모아둔 곳'이라는 뜻이랍니다. 결국 즐거움에는 종류가 많다는 것일테고요.

 

소리의 즐거움에도 여러가지가 있죠?

 

1. 진폭변화의 즐거움= 리듬,

2. 주파수변화의 즐거움= 선율,

3. 여러 주파수 혼합의 즐거움= 화음

 

4. 음향의 즐거움= 믹싱/마스터링

5. 전압/디지털 변조에 의한 음악3요소/배음/필터링/워핑 등의 즐거움= 신디사이징

6 즉흥적 퍼포먼스의 즐거움= 디제잉

  

-------------------------------------------------

서양에서도 음악은 원래 2요소 였습니다. 리듬,선율. 

그러다 중세 9세기경에 다성부(Polyphony)음악이 발생했다네요.

(정확히는 모르지만, 지금보다 훨씬 보수적이고 폐쇄적이었던 중세에 다성/화성 음악의 등장은

 초창기 천대받았을 듯 짐작되네요.. 일단 5도 화음이 천대받았었다는 얘기는 들은 바 있습니다.)

즉, 화음개념은 갑툭튀로서 뒤늦게 음악의 한 요소가 되었답니다.

그후, 음악을 3요소라고 뒤늦게 정의하게 됩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즐기는 음악의 새로운 요소가 등장하면 그것들 또한 음악의 4요소, 5요소가 될수 있겠는데,

현재 그 후보가 '신디사이징'  쯤 아닐까 생각됩니다. 특히 한국에서 큐오넷은 그 선두에 서있고.

전통적 음악 기록수단인 악보로 표기할 수 없는 것이 허다하죠? 

시퀀서의 프로젝트 파일이 새로운기록 매체일텐데, 악보처럼 독재적이지 않고, '각 시퀀서마다 규격이 다르다'는

다원성을 갖고 버전업이 계속 됩니다. 악보의 시절과 차원이 다른 발전적 유연성 같습니다. 

 -------------------------------------------------

이러한 역사적 바탕에서 한번 생각해 봅시다.

  

첫째, 설령 전통적 3요소만을 음악으로 보는 입장일지라도, 화성학을 공부 안하고, 리듬/선율만 사용하는 예술가들을 '완전하지 못한/부족한 음악가'로 보는 것은 좁은 정의에 집착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저는. 화성학 모르는 것을 넘어서서 화성을 구사하지 않는 음악 형태가 과거에도 많았고, 세계 각지에 지금도 많거든요. 존재하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봐요.

 

둘째, 현대적이고 포괄적인 음악의 즐거움, 그 안에는 이미 전통 3요소를 넘어서는 요소들이 새로 생겨났고, 전세계적으로 하루에 수백~수천번이 넘도록 비화성적 EDM과 힙합 형태들의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모든 '음악에는 다 화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동시에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죠. 

 

     " 모든 음악에는 선율이 있다, 모든 음악에는 리듬이 있다, 공간 음향이 있다, 즉흥적 변조가 있다...."

 

결론적으로 "그 모든 걸 다 공부할수록 좋다"가 된다는 것이죠. 유독 '화성(여러 주파수의 혼합)' 공부가 부족했다고 

불충분한 음악가라고 말하기에는 음악적 즐거움의 요소가 너무 많아졌다고 보여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투브 채널을 즐겨듣는데, 음악 예술의 그 다양성에 고개가 숙연해지네요. 

 

P.S.

아마도 저에게 공부배웠던 제자들이 이 글을 보면, 다소 의아해 할겁니다.

'아니, 울 선생님, 매일 같이 화음 구리다고 혼내키시더니만....?'

 

그건, 오케스트레이션 공부하러 왔으니까 혼을 낸거지, 다른 장르를 자기 개성껏 표현하고자 할때는

저는 아무 할 말이 없는거죠.ㅎㅎ 

당연히 화성학 잘하면 유리하죠. 대중적으로 보편화된 음악이나 상업음악 양식들에게 있어서 화성 요소가

중요한 매력이니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소리의 즐거움에는 그것 한가지만 강조될 수는 없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음향 이론적으로도 봐도 그렇고.

화성학 공부 안하고, 디제잉 배우거 가거나 신디사이징, 믹싱 공부해서 전통적 화성학에 어긋나 앨범 내는 분들 보아도 

저는 존경합니다. 

앞서서 공부한 선배들의 노하우를 열심히 배우고서 자기 개성을 꽃피우는건 클래식/재즈 공부한 분들과 마찬가지라고 존중합니다. 

 

'이론=선배들이 먼저 깨달은 노하우'이기에 그것을 따르고 배우는 것은 분명 인류 역사 통틀어 틀림이 없는 진리인 것 맞지만, 

그 다양한 이론 중에 어느것 하나만을 중심에 두는 것은 20세기 이전 일원론으로의 회귀가 아닐까 싶네요.

 

인류 역사상 음악문화의 시작은 '리듬'이었다고 하며, 태아가 엄마 뱃속에서 인식할 수 있는 음악 요소는 '리듬'이라고 하더군요.

다른 요소는 잘 인식을 못한다 합니다. 굳이 한 가지를 핵심으로 받들어 모시자면, 바로 리듬일지도. 

우리 한국인/아시아인들의 가장 강했던 그것.

 

Author

Lv.1 박운영  비회원
0 (0%)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Comments

엄마야세상에나 07.10 23:37
좋은 글 감사합니다. 스크랩해갑니다!
bongpop 07.10 23:41
존 케이지의 4분 33초도 있지요~
박운영 07.11 00:07
어이쿠, 참 좋은 예네요. 음악은 예술의 한 영역이고, 예술은 그 표현의 방식이 여러 가지이며, 예술은 다른 문화와 다르게
자유와 다양성이 생명이죠? 학습의 방식과 방향도 여러가지라서 '다양한 주파수의 결합' 그 한가지만을 중심으로 보면, 다양성과 자유, 창의를 잃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화성' 개념도 원래 인류의 음악사에서 가장 늦게 탄생된 신입생이죠. 화성도 처음에는 이상한 존재였을것이고, 지금의 신디사이징이 그런 녀석 아닐까 싶습니다. 믹싱, 디제잉도.
mooji soul 07.11 01:33
넓게 보면 파형, 자연의 물리적 현상을 인간이 창조한다는 의미에서 synthesizing이나 midi mockup은 고대의 조각상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느끼네요.
박운영 07.11 16:48
"음악=소리의줄거움"의 본뜻으로 보면 믹싱엔지니어가 음악가의 기본.  ㅎㅎ
DiamondHand 07.11 00:46
굉장히 학문적인 접근이네요 ㅎㅎ
좋은 의견 잘 보고 갑니다~
박터틀 07.11 02:39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리듬으로부터 시작해서 선율이 나오고, 화성이 나오고... 화성이란 개념은 정말 늦게 들어온 신입생이니까요ㅎㅎ 이대로 몇십,몇백년이 지난다면 지금 시대의 음악이 또 어떻게 기록될지 정말 궁금하네요. 선생님의 오케스트레이션 책도 최근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BEST 1 주니 07.11 08:53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주변 지인들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음악이 음악답게 들리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리듬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선율 화성 중요하고, 화성은 뭔가 있어보이는 음악에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리듬만큼 아마추어 혹은 음치와 세련된 음악의 경계를 왔다갔다 하게 만드는 요소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화성과 멜로디가 있어도, 리듬을 절어버리면 답이 안나오니까요.

소위 리듬악기로 분류되는 악기들이 없는 음악의 경우 리듬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아무리 리듬 악기가 없어도 리듬은 항상 있죠.
음의 길이, 음이 시작되는 위치가 바로 리듬이니까요.
솔로잉에서는 조금 자유로울수 있겠으나, 합주의 형태가 되면 리듬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몸 글과는  논외로, 화성학 공부 안하려는 사람에게 쓴 글 때문에 이런 릴레이 글들이 많이 나왔는데요.
애초에 그런 류의 글의 목적은, 화성이 짱이다 라는 목적이 아니라
원코드 음악에 심취해서 그런 음악을 열심히 파고들어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고
뻔히 화성적인 음악을 하면서 (대중음악을 비롯한 상당량의 음악은 화성이 중요합니다. 얼마나 복잡한 화성을 썼는지는 차이가 있겠지만요) 그리고 본인이 부족한 걸 알면서 누구는 화성학 하나도 모르면서 악보도 못 보면서 음악 잘만 만들던데? 라는 핑계로 공부를 안하려는 사람에게 하는 충고의 성격이라고 봅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신 분이라고 해서 무조음악이나 원코드 음악이 별거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실 것 같아요. ^_^
플라라 07.11 09:13
딱 맞습니다. 다들 게을러서 공부하기 싫다고 화성학이 필요없다고 뻘글 쓰는 사람들에게 그냥 공부나 하라고 쓴 글들이지 화성이 음악의 최고요소라고 쓴 글들이 아닌데 이렇게 교묘하게 방향을 틀어서 그간의 릴레이 글들이 헷깔리게 만드는 글은 보게되니 저는 솔직히 굉장히 어이가 없습니다^^; 누가 이걸 몰라서 화성공부는 중요하다고 한것처럼ㅎㅎ
kknd2 07.11 15:55
일단 그 글은 재즈하시는 분이 재즈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쓴 글이기 때문에 저는 애초에 맞는다 생각합니다. 재즈니까 당연히 재즈 화성학 배워야죠. 클래식 하는 분들은 대위법 배우고 말입니다. 근데 그걸 다른 음악 하는 사람등한테까지 가져와서 화성짱짱맨 이러면 문제가 되죠.

아래 사람들 코멘트만 봐도 "대중음악"도 아니고 "음악"하려면 화성이 중요. 이런 소리하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세상에는 재즈기반의 팝음악이 대중적이고 잘 나가는 음악이긴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많음 음악이 존재합니다. 우리 한민족이 듣고 연주하던 국악이 그러하죠. 그런데 서구적인 사고방식으로 현대 대중음악이 마치 음악의 디폴트 값인냥 말하는것 부터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한 20년 지나면 디제이 커뮤니티에서는 나이 먹은 디제이가 음향 안 배워도 된다 이런 "풍자"글을 쓰게되고 그걸 퍼와서 또 열을 올릴 것이라 봅니다. 거기선 EDM을 음악의 디폴트 값으로 생각하고 음향을 필수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있겠죠.
박운영 07.11 16:20
To kknd2님,
네.  우리 국악의 3요소도 "장단, 선율, 시김새"라해서 화성을 거론하지 않았다네요.  가끔 '국악에도 화음있다'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지만 일단 정론은 아니고,  그분들 주장은 '여러악기들이 혼합되므로'라고 말하던데,  그건 화음이 아니고 Tone(음색)의 혼합인거지요.
"국악에도 화음있다"라는 주장은 "한국인 눈도 파랗다"처럼 오히려 국악의 고유성을 깨는 주장이 될듯합니다.
국악 교수가 KBS FM에서 말했습니다.  국악은 화음의 음악이 아니다 라고.
밤하늘이 07.12 13:03
맞아요. 전통악기에서 화성적인 뭔가를 발견하려는 시각을 갖는 건 나쁘지 않지만 아예 서양의 형태만을 모방해서 만들어진 국악 오케스트라같은 게 대표적인 잘못된 예이지요.
500년 넘게 화성적인 것들을 연주하기 위해 음악과 함께 악기 구조도 바뀌어왔는데 그 걸 10~20년만에 악기 개발도 거의 없이 많이 데려다 묶어만 놓는다고 화성적인 게 될 수가 없죠. 배음이 다른데.
그러다보니 무리해서 음향장비에만 의존하게 되고... 뭐. 나열하자면 끝도 없겠네요.
박운영 07.11 16:11
주니님의 너그러우신 마음씨가 화성학 강조하는 분들의 의견을 중화적으로 변론 해주신듯 합니다. ㅎㅎ 정말 그런분들도 계시지요.  허나 저도 대학원 시절,  "재즈 화성학이 결여된 음악은 부족한 음악,  팝뮤직 일뿐이다" 라는 강사의 말을 듣고,  그 수업을 거부한 적이 있었죠. ㅎㅎ
그후로도 화성학 중심주의 견해를 많이 들어왔고요.
월드뮤직을 당연시 듣고 자란 저에겐 이상한 얘기들이었죠. ㅎㅎ
주니 07.11 17:25
사실 말씀하신 케이스가 꽤 많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_^
클래식 공부하신 분들 중에 클래식 부심이 정말 심한 분들도 꽤 있죠. 클래식이 아니면 격이 떨어지는 음악이라고 생각하고
크로스오버라도 하면 큰일나는 것 처럼 취급하던 풍토도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요즘은 워낙 유명한 음악가들이 크로스오버를 많이해서 괜찮아진 것 처럼 보이지만, 그냥 수면 아래로 내려갔을 뿐 별 차이가 없을거라는 생각도 합니다.)

그런데 어차피 그런 분들은 얘기해도 말이 안통하고..ㅋㅋ..
그냥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고 넘어가는게 이익이라는 생각에 적은 글이기도 합니다.
액션가면 07.11 14:31
추천합니다.
박운영 07.11 16:43
우주에는 우리가 관찰할수 있는 '물질'이 5%이고 그 나머지는 암흑물질/에너지 라는군요(아무것 아닌것이 아닌 존재하는 것). 우리 입장에서는 물질이 '주류'이고 전부였지만,  비주류가 95%였던 셈이죠. 게다가 그 주류인 물질의 영역도 우리는 다 알지 못하고요.
클래식/재즈 화성이 현대의 중요한 주류이지만,  새로운 음악요소가 탄생할 가능성과 비주류의  음악도 95프로쯤 되지 않을지... 그 예측은 어렵지도 않습니다.  "시간은 영원에 가깝다"를 생각해본다면. 시간은 곧 공간이고요.
말콤인간 07.11 17:39
좋은 글 따봉합니다.
하베스 07.11 19:49
요즘은 소스도 정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거같아요. 단순한 아르페지오라도 어떤 소스냐에 따라 듣는 맛이 다릅니다.  우리가 음악을 만들때도 예전엔 코드, 리듬, 멜로디에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고민했는데 요즘엔 소스를 먼저 고르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리고 소스를 다듬고...나중에 수정할때도 소스를 수정할때도 있구요...이제 3의 시대는 끝났고 4의 시대가 오는건가요...아무튼 4 요소가 가진 특성은 어떤 요소 하나가 부족해도 완전할수있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거같아요.
bongpop 07.12 03:46
화성학의 변수보다 음색의 변수가 더 무궁해서 톤 잡을때 별별걸 다 겁니다.
음악 만드는 초기엔 어떻게 하면 저런 소리를 낼 수 있을까 고민하지만,
나중엔 어떻게 하면 다르면서 딱 귀를 잡는 소리를 만들까 고민하게 됩니다.
한 번도 못 들어본 소리!
닉홀든 07.12 04:08
우와.. 박사님이 설명해주시는거 같아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백곰01 08.14 08:24
좋은 글 감사합니다 스크랩 해 가요
Banner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